
비안도 굴 따는 할머니
이생진
바다의 슬픔은 여자에게 더 많이 내린다
비안도에서 태어나 비안도에서 갈 사람
결혼해서 아들 하나 생기자 남편 잃고
끌어가대요 물이 끌어가대요
아들 자라 결혼해서 삼 남매 낳고 살 만한 때
아들도 끌어가대요
지금은 며느리하고 살죠
그 며느리 고마워도 고맙다 소리 못하고
손자 셋을 혼자 키우며 살아준 며느리
그 며느리에게 무슨 말을 합니까
내 나이 일흔다섯 늘 이 밭에서 굴 따며 살았죠
그래도 이날 이때 감기 한 번 안 앓았어요
이젠 다 갔네요 그것도 세월이라고 다 갔네요
앓지 않고 살면 무엇합니까 다 간걸요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