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시/단상]사랑의 시 Part1

시인의마을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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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의 시 Part1 - 첨부이미지 1

문은희, 당신을 사랑하는 사람이

당신을 사랑하는 사람이

백이라면

그 중 하나는

나입니다.

당신을 사랑하는 사람이

열이라면

그 중 하나는

나입니다

당신을 사랑하는 사람이

하나뿐이라도

그는 바로 나입니다

당신을 사랑하는 사람이

하나도 없다면

그건

내가 이 세상에 없는 까닭일 겁니다

사랑의 시 Part1 - 첨부이미지 2

최갑수, 단 한 번의 사랑

한 번이면 된다

오직

단 한 번

유서를 쓰듯

우레가 치듯

나에게 오라

부디, 사랑이여

와서 나를 짓밟아라

사랑의 시 Part1 - 첨부이미지 3

홍수희, 꽃비

지금 누군가를

사랑하고 있는 그대여

마음에 그 사랑을 들이기 위해

낡고 정든 것은

하나 둘 내치시기를

사랑은 잃어가는 것이다

보라

꽃잎도 버릴 때에

눈이 부시다

사랑의 시 Part1 - 첨부이미지 4

남진우, 고백

내 그대에게 사랑을 고백함은

입 속에 작은 촛불 하나 켜는 것과 같으니

입 속에 녹아내리는 양초의 뜨거움을 견디며

아름다운 동그란 불꽃 하나 만들어

그대에게 보이는 것과 같으니

아무리 속삭여도

불은 이윽고 꺼져가고

흘러내린 양초에 굳은 혀를 깨물며

나는 쓸쓸히 돌아선다

어두운 밤 그대 방을 밝히는 작은 촛불 하나

내 속삭임을 대신해 파닥일 뿐

사랑의 시 Part1 - 첨부이미지 5

미겔 에르난데스, 그대가 없다면

그대의 눈이 없다면 내 눈은

외로운 두 개의 개미집일 따름입니다.

그대의 손이 없다면 내 손은

고약한 가시다발일 뿐입니다

달콤한 종소리로 나를 가득 채우는

그대의 붉은 입술이 없다면

내 입술도 없습니다.

그대가 없다면 내 마음은

엉겅퀴 우거지고 회향 잎마저 시들어가는 고난의 길입니다

그대 음성이 들리지 않으면 내 귀는 어찌 될까요

그대라는 별이 없다면 나는 어디를 향해 떠돌까요

그대의 대꾸 없어 내 목소리는 자꾸 약해집니다

바람결에 묻어오는 그대 냄새 좇아

희미한 그대 흔적을 더듬어봅니다

사랑은 그대에게서 시작되어

나에게서 끝납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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